자작글

계곡에서

소우주 정석현 2021. 9. 25. 17:32
계곡에서
소우주 정석현
비가 개이고
목을 축인 나무들이 내뿜은
청아한 공기를 마시며
일행을 태운 차는 계곡으로 들어섰다.
아뿔싸, 경치에 취한 차가
헛발을 디딘 정오
티격태격 토론인지 실랑인지
그 또한 생뚱맞은 추억이런가?
오곡 케이크 생일축하에
박수치며 노래하니
찹쌀밥 매운탕 맛이
황학산 계곡물 같이 졸졸 식도를 타고
기분 좋게 넘어가누나.
어느 스님과 목사님의 사랑 얘기로
함박꽃이 피어나고
총각이 뿌린 공양 씨앗
어느 하늘아래 성장해 있을지....
풍류시인들 모여
운치에 쌈싸 먹는 삼겹살 냄새에
까악 깍, 산 까치
한 소절 읊으며 걸식을 하잔다.
해저문 지저동에
산새들 둥지로 돌아올 무렵
우리는 향기로운 여인의 마음을 닮은
돌솥 밥 청국장에 빠져 있는데
가로등 불빛사이로
연리지는 아랑곳없이
깊은사랑에 빠져
포옹을 풀지 않은 채
은밀하게 어둠의 장막을 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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