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그리움
소우주 정석현
새벽 장대비 쏟아지는 삼복더위에
백일홍 붉게 물든 가로수 따라
오늘도 목포 시가지를 누빈다.
4대째 이어온
남도 전통 화백 가족들의 화폭에
호랑이 시선과 눈을 맞추고
모나리자 눈동자 같은
수석 진열장 자화상에서
신안 보물
선조들의 슬기를 감상하며
뱃길 따라 가다
민어회 매운탕 진한 맛에 빠져들며
훈기를 충전하고
희광이가 빛나는 대광 해수욕장으로
세세천년 빛나는
임자가 있는 섬 마을
교회의 종은 윤이 나는 구나
희뿌연 안개가 푸른 바다를 감추려 해도
태양은 오늘도 변함없이 금빛으로
원 생활 9년 만의 가족 나들이의 기쁨을
가슴 깊이 뿌려주네.
처제들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만
갯바위 낚시터 방파제에 서서
수평선을 바라보니
드넓은 세상 바라보는 통쾌함에 젖는 구나
바다와 하늘이 나란히 누워
서로의 그리움을 달래는 수평선에는
이내 마음 감흥도 밀물 되어 밀려와
파도가 출렁이는 돛단배 위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개척해나가야 할 미래를 꿈꾼다.
갯바위 낚시터 썰물이 밀려가듯
세월은 흘러가도 추억은 새로워
무인도 갯바위엔
그리움이 밀물 따라 파도로 찾아오네.
임자도 산 언저리 안개가 스쳐 가듯
비록 우리의 젊음은 썰물이 되었지만
그래도 그 썰물 뒤엔
높은 파고가 되어 희망이 다시 또 밀려 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