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가을 여인1.2.

소우주 정석현 2016. 11. 8. 17:52

가을 여인 1.

                  소우주 정석현

 

봄 아가씨 꽃신 신고

살랑이는 바람에 가슴 설레이며

살금살금 걸어간다.

 

비바람 머리에 이고

동공을 굴리며

푸른 숲속을 헤치며 걸어간다.

 

무더운 삼복에

흐르는 땀 훔치며

산천초목 벗 삼아 정겹게 걸어간다.

 

풍성한 오곡백과

가을 남자 만나러

부푼 가슴 부둥켜안고 아장아장 걸어간다.

 

 

가을 여인 2.

 

참새떼 조 잘잘 노래 부르는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하얀 치마

 

계절에 휘날리며

낙엽 한두 잎 땅에 떨어져 뒹구는데

쓸쓸한 벤치 홀로 앉아

사색에 잠겨있는 아름다운 천사의 여인

 

풍요롭지만 쓸쓸한 가을

낙엽 뒹구는데

가고 있는 그임은 이 밤 어디서 지새울까?

꽃 피고 새 울면 다시 찾아온다던데

 

찬 바람 몰아치는 늦가을 초겨울에

아직 푸르름은 가슴에 남아

몸부림치는 마음에

 

못다 한 사랑

낙엽 모아 모닥불 지피고 싶다.